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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클리닝에 사용되는 화학물질...'파킨슨병' 유발?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화학물질이 파킨슨병을 유발한다는 연구가 발표되었다. 지난 14일(현지시각) 미국 로체스터 대학교(university of rochester) 메디컬 센터 신경과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파킨슨병 저널(journal of parkinson’s disease)'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화학물질인 트리클로로에틸렌(trichloroethylene, tce)이 파킨슨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tce는 드라이클리닝에도 사용된다|출처: 게티이미지 뱅크

연구진은 "2008년에도 tce가 파킨슨병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존재했지만, 이번 연구는 tce와 파킨슨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밝혀냈다"라고 평가했다. 연구 내용을 살펴보면, tce는 뇌와 신체 조직에 침투해 뇌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dopamine)을 생성하는 뇌 흑질 부위 신경세포를 파괴해 파킨슨병 위험을 증가시키며, tce에 장기간 노출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파킨슨병에 걸릴 위험이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연구진은 36세 파킨슨병을 진단받은 전 미국 프로농구 선수 브라이언 그랜트(brian grant)와 2021년 사망한 조니 아이작슨(johnny isakson) 미국 연방 상원 의원 등 tce와 연관된 7명의 파킨슨병 환자를 소개했다. 연구를 이끌었던 레이 도시(rey doresy) 박사는 "이들 7명의 환자 모두 미국 군사 기지인 캠프 르준(camp lejeune) 등 tce 수치가 높은 장소 혹은 그 주변에 거주하거나 근무한 이력이 있다"라고 밝혔다. 캠프 르준은 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에서 공식적으로 tce 수치가 높은 장소로 지목된 적이 있다. 당시 cdc는 "tce가 캠프 르준의 식수를 오염시켜, 식수를 마신 병사들과 주변 지역 사람에서 암, 파킨슨병과 같은 심각한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라고 발표했다.



1급 발암물질인 tce, 드라이클리닝에도 사용돼

tce는 석유화학 부산물로, 전 세계적으로 70년 이상 사용된 화학물질이다. 금속이나 섬유, 화학용기탱크 등의 세척제로 제조업 분야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며 △드라이클리닝 △얼룩제거제 △세제 등으로 일반 가정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서 tce가 간과 신장, 뇌 등의 지방조직에 축적되며 신장세포암과 같은 암이나 중추신경 장애를 유발한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점점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추세다.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에서도 2014년 tce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tce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연구가 계속 발표되면서, 각국에서는 tce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올해 1월 미국 환경보호청(u.s.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epa)은 "tce 사용은 인체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라고 발표하며, tce 사용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뉴욕과 미네소타 주도 최근 대부분의 산업 분야에서 tce 사용을 금지했다. 유럽에서도 tce를 고위험성 우려 물질로 지정, 사용 관리 감독하고 있다.국내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2006년 tce를 사용하던 근로자가 급성간염과 피부가 벗겨져 사망에 이르는 피부병인 스티븐 존슨 증후군(stevens-johnson syndrome, sjs)으로 인해 사망하는 사건 등 수많은 산업재해가 발생하면서 2016년부터 환경부에서 tce 배출 허용 기준을 50ppm로 제한하는 등 사용을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다.